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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위한 서랍/책은 도끼다

코스모스

by 새의날개 2019. 7. 7.

[1.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빛은 1초에 약 18만 6000마일 또는 거의 30만 킬로미터, 즉 지구 7바퀴를 돈다. 빛은 태양에서 지구까지 8분이면 온다. 그러므로 태양은 지구에서 약 8광분만큼 떨어져 있다. 빛은 1년이면 10조 킬로미터, 약 6조 마일을 간다. 천문학자들은 빛이 1년 동안 지나간 거리를 하나의 단위로 삼아 1광년이라고 부른다. 광년은 시간을 재는 단위가 아니라 거리를, 그것도 엄청나게 먼 거리를 재는 단위이다. 38p

 

  은하는 기체와 티끌과 별로 이루어져 있다. 수십억 개에 이르는 별들이 무더기로 모여 은하를 이룬다. 별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태양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은하 안에는 별들이 있고 세계가 있고 아마도 각종 생명이 번성한 자연계가 있고 지능을 소유한 고등 생물의 집단이 있으며 우주여행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고도의 문명사회들도 있을 것이다. 40p

 

  보통 사람 같으면 쉽게 지나쳐 버릴 관측 보고였다. 나무 막대기, 그림자, 우물 속의 비친 태양의 그림자, 태양의 위치처럼 단순하고 일상적인 일들이 무슨 중요한 의미를 품고 있으랴? 그러나 에라토스테네스는 과학자였다. 그는 이렇게 평범한 사건들을 유심히 봄으로써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어떻게 보면 세상이 다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실험 정신이 강한 학자였다. 그는 실제로 알렉산드리아에 막대를 수직으로 꽂고 그 막대가 6월 21일 정오에 그림자를 드리우는지를 직접 조사하였다. 결과는 '그림자가 생긴다.'였다. 

  이에 에라토스테네스는 어떻게 똑같은 시각에 시에네에 꽂힌 막대기는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데, 그보다 더 북쪽에 있는 알렉산드리아에서는 그림자를 만드는지 자문해 보았다. 땅바닥에 고대 이집트의 지도를 그려 놓고 똑같은 길이의 막대기 둘을 구해다가 하나는 알렉산드리아에, 다른 하나는 시에네에 수직으로 세워 놓았다고 치자. 어느 때이든 간에 각각의 막대가 그림자를 전혀 드리우지 않는 시각이 있을 것이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사실을 전제한다면 그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건 그때 태양이 머리 바로 위에서 비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만약 두 막대가 동시에 똑같은 길이의 그림자를 드리운다면 그것 역시 평평한 지구에서는 말이 된다. 태양 광선이 두 막대를 비스듬히 쪼이되, 그 비추는 각도가 똑같다는 뜻이다. 그러나 같은 시간에 시에네의 막대에는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데, 알렉산드리아에는 그림자가 생기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에라토스테네스가 보아하니 나올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은 지구의 표면이 곡면이라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곡면의 구부러지는 정도가 크면 클수록 그림자 길이의 차이도 클 것이었다. 태양이 워낙 멀리 있기 때문에 지구에 다다른 태양 광선은 지구 표면 어디에서나 평행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태양 광선에 대해 각기 다른 각도로 세워져 있는 두 막대는 서로 길이가 다른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그림자 길이의 차이로 따져 보니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는 지구 표면을 따라 7도 정도 떨어져 있어야 했다. 다시 말해서 두 막대의 끝을 지구 중심까지 뚫고 들어가도록 연장한다면 두 막대의 사잇각이 7도가 된다는 뜻이다. 지구 둘레 전체가 360도이므로, 7도는 전체의 50분의 1 정도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사람을 시켜 시에네까지 걸어가게 한 다음 그 거리를 보폭으로 재 봤기 때문에 시에네가 알렉산드리아에서 대략 80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고 알고 있었다. 800킬로미터의 50배면 4만 킬로미터, 이것이 바로 지구의 둘레인 것이다. 

  제대로 나온 답이었다. 그때 에라토스테네스가 사용한 도구라고 할만한 것은 막대기, 눈, 발과 머리 그리고 실험으로 확인코자 하는 정신이 전부였다. 그 정도만 가지고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의 둘레를 겨우 몇 퍼센트의 오차로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2,200년 전의 실험 치고는 대단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49-50p

 

...이제 우리는 우주의 나이가-적어도 가장 최근에 부활한 우주가- 약 150~200억 년 되었다는 사실을 안다(최근 가장 정확한 나이는 137억년). 이것은 '대폭발' 또는 '빅뱅'이라고 불리는 시점에서부터 계산한 우주의 나이다. 우주가 처음 생겼을 때에는 은하도 별도 행성도 없었다. 생명도 문명도 없이, 그저 휘황한 불덩이가 우주 공간을 균일하게 채우고 있었을 뿐이다. 대폭발의 혼돈으로부터 이제 막 우리가 깨닫기 시작한 조화의 코스모스로 이어지기까지 우주가 밟아 온 진화의 과정은 물질과 에너지의 멋진 상호 변환이었다. 이 지극히 숭고한 전환의 과정을 엿볼 수 있음은 인류사에서 현대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임을 깨달아야 한다...인류는 대폭발의 아득히 먼 후손이다. 우리는 코스모스에서 나왔다. 그리고 코스모스를 알고자, 더불어 코스모스를 변화시키고자 태어난 존재이다. 60-61p

 

[2. 우주 생명의 푸가]

 

...하루 종일 날갯짓을 하다 가는 나비가 하루를 영원으로 알듯이, 우리 인간도 그런 식으로 살다 가는 것이다. 79p

 

...그러나 생물학과 역사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외계 생명에 관한 단 하나의 에만 연구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그 하나가 아무리 미미한 수준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생물학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와 다른 생물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지 않겠는가? 외계 생물에 대한 탐구가 중요하다고 누구나 말하지만, 우리는 외계 생명을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적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계의 생명은 우리가 추구할 궁극의 목표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껏 지구라는 작은 세상이 들려주는 생명의 음악만 들어왔다. 이것은 우주를 가득 채운 생명들이 연주하는 푸가의 한 성부만을 들어온 셈이다. 자 이제 저 웅장한 우주 생명의 푸가의 남은 성부들에 귀를 기울여 보자. 103p

 

[4. 천국과 지옥]

 

...목성은 그 안에 지구를 1,000개 정도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로 크다. 만일 혜성이나 소행성이 목성의 대기권에 떨어진다면, 운석공은 어림도 없는 일이고 구름에 잠시 틈새가 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우리가 볼 수 있는 현상의 전부일 것이다. 184p

 

...마음에 들지 않는 생각을 억압하는 일은 종교나 정치에서는 흔히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리를 추구하는 이들이 취할 태도는 결코 아니다. 이런 자세의 과학이라면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우리는 어느 누가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할지 미리 알지 못하기 때문에 누구나 열린 마음으로 자기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 195p

 

...가시광선 대역의 분광 스펙트럼은 주파수가 높은 빛에서 낮은 것의 순으로 보라색,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펼쳐진다. 이 색깔의 빛이 우리 눈에 잘 보이니까 우리는 이것을 가시광선 대역의 스펙트럼이라고 한다. 그러나 빛의 주파수 대역은 우리가 볼 수 있는 부분보다 보지 못하는 부분이 더 넓다.  보라색 너머, 주파수가 높은 쪽의 스펙트럼 부분을 우리는 자외선 대역이라 한다. 자외선도 아무 나무랄  데 없는 완전한 빛이다. 하지만 미생물에게는 죽음을 가져다준다. 자외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호박벌과 광전 소자는 자외선을 능히 감지할 수 있다. 세상은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많고 넓다. 특히 빛은 우리 눈이 감지할 수 있는 부분보다 훨씬 넓은 주파수 대역에 걸쳐 존재한다. 자외선 너머의 스펙트럼은 엑스선이고 그 너머에는 감마선 영역이 있다. 낮은 주파수 쪽으로 가면 빨간색 너머에 적외선 대역이 있다. 우리 눈에는 빨간색 너머는 어둠일 뿐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 열에 민감한 온도계를 놓으면 눈금이 올라간다...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온도계 내부의 수은을 팽창시킬 수 있는 열기를 가진 빛이 분명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적외선 너머의 넓은 주파수 대역을 우리는 전파 대역이라고 부른다. 감마선에서 전파 대역까지 모두 다 당당한 빛이다. 천문학에서는 이 모두를 다 유용하게 이용한다. 198-199p

 

  현대 산업 문명의 주요 에너지원은 화석 연료이다. 우리는 나무, 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태우고 이 과정에서 폐기 기체, 주로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내보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함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언젠가는 지구의 기온이 온실 효과로 인해 급격히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이 1도 내지 2도만 상승해도, 그것이 초래할 재앙은 자못 심각하다. 석탄, 석유, 휘발유를 태울 때,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황산 기체도 대기 중으로 내보내 진다. 그렇기 때문에 금성에서처럼 지구의 성층권에도 아주 작은 액체 황산의 방울들로 이루어진 상당한 규모의 황산 안개층이 형성된다. 213p

 

[7. 밤하늘의 등뼈]

 

...만일 내가 더 앞선 시대에 태어났다면 나의 의지가 아무리 강했더라도 나는 별이나 행성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또 다른 태양과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자연을 100만 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탐구한 결과인 것이다. 또 그들이 대담한 생각으로 대자연에서 찾아낸 중대한 비밀 중의 하나인 것이다. 331p

 

  토론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논지의 완벽함이지 그 논지가 지니는 권위의 무게가 아니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이들의 권위가 배우고 싶어 하는 자들에게 장애의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판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권위의 무게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주어진 문제의 답을 스승이 내린 판단에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나는 피타고라스학파에서 통용됐던 이와 같은 관행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들은 논쟁에서 "우리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하는 식으로 대답하는 습관이 있었다. 여기서 스승은 물론 피타고라스를 가리킨다. 이미 정해진 견해들이 아주 강해서 타당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은 채 권위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식이었다. 366p

 

[8.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

 

  공간과 시간은 서로 얽혀 있다. 시간적으로 과거를 보지 않으면 공간적으로 멀리 볼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천체를 들여다보고 있다면, 시간적으로 그 천체의 과거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빛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별 사이는 텅 비어 있고 서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75광년이라는 거리도 천문학적 척도에서 볼 때에는 매우 가까운 이웃까지의 거리에 불과하다. 태양에서 우리 은하의 중심까지가 3만 광년이고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나선 은하인 안드로메다 자리의 M 31까지는 200만 광년이나 된다. 오늘 우리가 M 31에서 보는 빛이 지구를 향해 출발했을 당시 지구에는 인간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 조상들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는 했겠지만 말이다.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퀘이사quasar까지의 거리는 80억 내지 100억 광년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그들의 모습은 사실 우주 먼지가 뭉쳐 지구가 되기 전, 심지어 우리 은하가 만들어지기도 전의 상황이다. 397p

 

  만일 당신이 1890년대 토스카나 시골 벌판을 거닐 수 있다면, 고등학교를 중도에 그만두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채 파비아로 향해 걸어가던 한 10대 소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프러시아에서 선생님들로부터 "네가 커서 도대체 뭐가 되겠니."라든가, "네 질문이 수업 분위기를 망친다."라거나, 또는 "학교를 그만두고 나가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라는 등의 폭언을 듣고 낙담한 학생이었다. 그는 프러시아의 엄격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를 즐기기 위하여 정말로 학교를 그만두고 북부 이탈리아를 방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규율이 엄격했던 프러시아의 교실에서 배운 것들과는 전혀 다른 문제들을 그는 그곳에서 곰곰이 그리고 주의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가 바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의 소년이다. 그리고 그가 이 들판에서 즐겼던 생각들이 나중에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398-399p

 

  광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여행을 하면 당신은 나이를 거의 먹지 않지만, 당신의 친구나 친척들은 여전히 늙어간다. 당신이 상대론적인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친구들은 몇십 년씩 늙어 있겠지만, 당신은 전혀 늙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빛의 속도로 여행한다는 것은 일종의 불로장수의 영약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때 시간의 흐름이 지연된다. 그 까닭에 우주여행을 하는 사람은 늙지 않으면서 다른 별로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408p

 

  어떤 우주선이 1g의 가속을 받으면서 비행을 적정 시간 동안 계속하여 목표의 중간 지점쯤에 도달했을 때 비행 속도가 거의 광속과 같아졌다고 하자. 거기서부터는 가속의 방향을 반대로 돌려야 할 것이다. 즉 -1g의 가속도를 받으며 지금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만큼 더 비행하면 목표 천체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이 우주선의 여정의 상당 부분에서 거의 광속과 비슷한 속도를 유지했으므로, 우주선을 타고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흘렀을 것이다. 행성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바너드의 별은 태양에서 약 6광년 떨어져 있다. 당신이 우주선을 타고 앞에서 이야기한 식으로 이 별을 향해 달린다면, 약 8년 후면 이 별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서 8년은 우주선에 실린 시계로 잰 당신의 시간이지, 우주여행의 장도에 오르는 당신에게 손을 흔들며 환송했던 사람들의 시간이 아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은하수 은하의 중심까지 가는 데에는 21년 걸리고 안드로메다 은하에는 28년이면 도착한다. 그렇지만 지구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우주여행객의 21년이 무려 3만 년에 해당하는 장구한 세월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당신을 마중 나온 환영 인파 중에서 환송의 손을 흔들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소수점 여러 자리까지 광속에 가깝게 접근한다면, 이론상으로 단 56년이면 우주를 한 바퀴 돌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하건대 여기서 56년은 우주선에서의 시간이다. 지구인의 시간으로는 수백억 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사실 우주여행에서 돌아올 때쯤이면 지구 자체가 없어졌을 것이다. 지구는 이미 까맣게 타 버린 숯덩이로 변해 있을 것이며, 태양은 아주 오래전에 빛의 방출을 멈췄을 것이다. 416-417p

 

  지금까지 보아 왔듯이 시간과 공간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별, 행성과 같은 세계 또한 우리 인간들처럼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 죽어서 사라진다. 인간 수명이 수십 년 정도인 데 비하여, 태양의 수명은 인간의 수억 배나 된다. 별들의 일생에 비한다면 사람의 일생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단 하루의 무상한 삶을 영위하는 하루살이들의 눈에는, 우리 인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한편 별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일까? 아주 이상할 정도로 차갑고 지극히 단단한 규산염과 철로 만들어진 작은 공 모양의 땅덩어리에서 10억 분의 1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매우 하찮은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우리와 다른 세계에서도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대 지구인은 2,500년 전 신비주의와 대결해야 했던 이오니아 학자들이 경험한 바와 비슷한 정도로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지금 어떻게 하느냐가, 그 영향이 앞으로 수백 년의 세월에 걸쳐 전파되어 결국 우리 후손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그때까지 우리 후손들이 저 수많은 별들 어디엔가 살고 있다면 말이다. 428-429p

 

[9. 별들의 삶과 죽음]

 

...태양의 최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극적이다. 앞으로 50억 또는 60억 년이 더 지나면 태양의 중앙부에 있던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변하게 되므로 중심핵 부분에서는 핵융합 반응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반응에 쓰일 연료 물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 대신 헬륨으로 된 중심핵의 바로 바깥에는 수소가 그대로 남아 있다. 따라서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지역이 중심핵 경계지대에서부터 온도가 1000만 도가 되는 층까지 확장된다. 그러나 온도가 1000만 도가 안 되는 층과 표면 사이에서는 핵반응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한편 태양의 자체 중력은 헬륨으로 가득 찬 중심핵을 짓눌러 다시 수축하게 한다. 헬륨으로 구성된 중심핵은 다음 단계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에는 아직 충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 중력의 일방적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수축하게 되는 것이다. 수축이 진행될수록 그 지역의 온도와 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따라서 헬륨 원자들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고 이에 따라 원자핵 세계의 갈고리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밀착하여 핵력이 발동하게 되면 드디어 헬륨의 핵융합 반응이 시작된다. 수소가 타고 남은 재에 불과했던 헬륨에 다시 불이 붙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핵융합 반응의 잔치가 태양의 중심핵 부분에서 또 한 차례 벌어진다. 451-452p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의 주요 성분인 철, 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의 내부에서 합성됐다. 그러므로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다. 458p

 

...중력이 10억 g가 되면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 이렇게 큰 중력장에서는 직진하던 빛마저 그 진행 방향이 꺾이기 시작한다. 지극히 높은 중력장 속에서는 빛조차 영향을 받는 것이다. 중력의 세기를 이것보다 더 높이면 하늘을 향해 직진하던 빛이 지표로 끌려 내려온다. 우주적 체셔 고양이의 몸은 이제 사라지고 그의 싱긋 웃는 표정만 남는다. 471p

 

  블랙홀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한 가지 방편이 있다. 공간의 곡률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모눈이 그려진 신축성 좋은 얇은 고무막이 있다고 하자. 그 위에 질량이 작은 물체를 올려놓으면, 고무막의 표면이 움푹 파여 보조개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렇게 변형된 고무막 위에 구슬을 살그머니 놓으면 그 구슬은 특정 궤도를 그리면서 보조개로 굴러 들어간다. 행성이 태양의 주위를 특정 궤도에 따라 돌고 있듯이 말이다. 이런 식의 설명은 아인슈타인에서 비롯됐다. 공간을 신축성 있는 천으로 비유했을 때 질량의 영향으로 변형된 공간이 중력으로 기능한다. 고무막의 예를 들면, 고무막이라는 2차원 공간의 특정 지역이 질량 때문에 국부적으로 3차원으로 구부러진 것이다. 이제 2차원의 고무막을 3차원의 우주 공간으로 확장해 놓고 생각해 보자. 3차원 공간 역시 질량 때문에 국부적으로 우리가 감지할 수 없는 4차원으로 변형된다. 특정 부위에 있는 질량이 크면 클수록 그 주변 공간도 더 심하게 변형될 것이다. 보조개가 더 깊이 파인다는 말이다. 아인슈타인의 비유를 더 밀고 나가면, '블랙홀은 공간에 패인 바닥 없는 보조개'라고 주장할 수 있다. 475-476p

 

[10. 영원의 벼랑 끝]

 

  우주의 대폭발과 은하의 후퇴 운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도플러 효과라고 알려진 자연의 간단한 원리 덕분이었다. 도플러 효과는 우리에게 익숙한 현상이다. 택시 기사가 우리 곁을 지나며 경적을 울린다고 하자. 택시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그 경적이 일정한 높이의 소리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택시가 지나는 길가에 서 있는 사람은 음높이가 변함을 느끼게 된다. 택시가 다가올 때에는 경적이 고음으로 들리다가 택시가 자기 앞을 지나서 멀어지기 시작하면 점점 저음으로 변한다. 501p

 

[11. 미래로 띄운 편지]

 

...박학하다는 것과 현명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지적 능력은 단순히 축적된 정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적 능력은 주어진 정보에서 연관성을 읽어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536p

 

...인간으로 하여금 의식적 삶을 가능케 하는 부위가 다름 아닌 대뇌 피질인 것이다. 인류와 다른 종의 차별화가 대뇌 피질에서 비롯되며, 인간의 인간다움은 바로 이 대뇌 피질 때문에 가능하다. 한마디로 문명은 대뇌 피질의 산물이다. 550p

 

...우주적 시간 척도에서 볼 때 지극히 짧은 시간이겠지만 우리는 어서 지구를 모든 생명을 존중할 줄 아는 하나의 공동체로 바꿔야 한다. 그리하여 지구 상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외계 문명과의 교신을 이룩함으로써 지구 문명도 은하 문명권의 어엿한 구성원이 돼야 할 것이다. 577p

 

[12. 은하 대백과사전]

 

  샹폴리옹은 상형 문자, 아니 신성한 인각문이 실제 사물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학설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 로제타석을 근거로 그는 상형 문자의 해독법을 터득해 냈다. 로제타석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그는 영국의 물리학자 토머스 영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영은 번뜩이는 직관력의 소유자였다. 로제타석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석판은 로제타가 아니라 '라시드의 돌'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이 석판이 발견된 곳이 나일 삼각주에 위치한 라시드라는 마을이고 '로제타'는 아랍어에 무지했던 유럽인들이 라시드를 잘못 부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587p

 

...이렇게 해서 얻어진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은하수 은하에 약 4000억 개의 별이 있다고 한다. 이 많은 별들 중에서 극소수만이 질량이 큰 별이다. 무거운 별일수록 자신의 핵에너지를 과도하게 낭비하기 때문에 질량이 가벼운 별들에 비하여 수명이 매우 짧다. 대부분의 가벼운 별들은 수명이 수십억 년에 이르며 오랜 세월에 걸쳐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적정한 양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별들 주위에 행성이 있다면, 그 행성은 그 별로부터 생명이 발생하고 진화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적절하게 공급받게 된다. 599p

 

...그렇다면 우리 은하에 생명이 존재하기에 적당한 행성들은 ~라는 계산을 통해 대략 3000억 개라고 추산할 수 있다. 600p

 

프랑스에서 라 페루스가 탐험대의 선원을 모집하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다. 그래서 똑똑하고 열성적인 젊은이들도 많이 탈락했다. 이 중에 코르시카 섬 출신의 젊은 포병 장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끼어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사의 흥미로운 한 분기점이 아닐 수 없다. 라 페루스가 나폴레옹을 선발했다면 로제타석은 발견되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그렇다면 샹폴레옹의 상형 문자 해독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근현대사는 여러 면에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을 것이다. 607p

 

  외계 문명의 탐색이야말로 실패해도 성공하는 사업이다. 인류사에서 절대 밑지지 않는 사업은 흔하지 않다. 우리가 외계로부터 오는 신호를 잡기 위해서 수백만 개에 이르는 별들을 모두 조직적으로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아무런 신호도 검출할 수 없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은하에서 문명의 발생이란 것이 참으로 드문 현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우주에서 우리의 존재에 대하여 적어도 하나의 확고부동한 척도가 마련되는 셈이다. 따라서 지구 생명의 고귀함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 그렇다면 사람 한 명 한 명이 개체로서 반드시 존중돼야 할 존재가 된다.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인류의 전 역사를 통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외계 문명이 발견된다면 인류사와 지구 행성의 의미는 그 근본에서부터 변혁을 겪게 될 것이다. 622-623p

 

[13.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 줄까?]

 

...그런데 과장에는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중대한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한 사람이 비이성적 행태로 일단 협박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이러한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서 협박의 허세를 허세로 묶어 두지 못하고 언젠가 결국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협박을 실행으로 옮기는 우를 범하게 된다. 자신이 부리는 허세를 상대방으로 하여금 허풍이 아니라 실제라고 믿게 하려다가,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어 버리는 경우가 생기고 만다. 협박은 실행으로 옮겨질 위험을 반드시 동반한다. 645p

 

...프레스콧의 주장에 따르면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회들은 주로 육체적 쾌락을 박탈당한 사람들로 구성된다고 한다. 인생의 결정적 두 단계인 유아기 또는 성인기 중에서 어느 한 시기에라도 피부 접촉을 통한 사랑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폭력 성향으로 기울게 된다는 것이다. 피부 접촉을 권장하는 사회에서는 절도라든가 광신적인 종교 조직 등을 볼 수 없고, 부의 지나친 과시로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아 체벌이 성행하는 사회에서는 노예 제도, 잦은 살인, 고문, 심지어는 원수의 수족을 절단하는 행위 등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여성 학대가 극심하고, 하나 또는 여러 가지의 초자연적 존재가 개인의 일상을 간섭한다고 철저히 믿는다.

...(중략)...프레스콧의 연구 결과가 옳다면 핵무기와 피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어린이 학대, 성생활의 심한 억압 등은 인류의 평화를 해치는 죄악이다. 인류의 미래에 공헌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의 아이를 자주 껴안아 주라. 656-657p

 

...과학에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 자신의 오류를 스스로 교정할 줄 안다는 것이 하나의 특성이다. 또한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그리고 과학하기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그것은 단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신성불가침의 절대 진리는 없다는 것이다. 가정이란 가정은 모조리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 과학에서 권위에 근거한 주장은 설 자리가 없다. 두 번째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주장은 무조건 버리거나 일치하도록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코스모스는 있는 그대로 이해돼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코스모스를 우리가 원하는 코스모스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때문에 분명하다고 생각됐던 것이 거짓으로 판명될 때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 확고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660p

 

 ...인간은 지구라고 불리는 이 자그마한 행성에서만 사는 존재이다.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시각에서 볼 때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귀중하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너와 다른 생각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를 죽인다거나 미워해서야 되겠는가? 절대로 안 된다. 왜냐하면 수천억 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인류도 더 큰 집단의 한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로지 자기 자신과 가까운 가족에게, 다음에는 사냥과 채집 활동을 자기와 같이 하는 이들에게만 충성을 바치며 살아왔다. 그러다가 충성의 대상을 자기가 속한 마을에서, 부족으로, 그리고 도시국가에서, 국가의 순으로 점차 넓혀 갔다. 사랑할 대상의 범주를 계속해서 넓혀 왔다는 이야기이다. 충성의 대상은 오늘날 초강대국이라 불리는 조직으로까지 확대됐다. 초강대국은 문화와 인종적 배경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공동의 목적을 위해 어느 정도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사회이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인간화의 과정과 인격 함양을 경험하게 된다. 현대는 충성의 대상을 인류 전체와 지구 전체로 확대해야 할 시대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하나의 생물 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설명한 우리 생각을 싫어하는 자들이 통치하는 나라도 지구 상에는 많다. 그들은 자신의 권력을 잃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우리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를 배반자, 충성심이 없는 비애국자라고 비난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런 이야기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부유한 나라들은 가난한 나라들에게 자신들의 부를 나눠 줘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과연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서, 나와 좀 다른 맥락에서 한 이야기지만 H.G.웰스의 주장대로, 인류가 우주를 얻느냐 아니면 공멸의 나락으로 빠지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675-676p

 

  돌이켜 생각하면 철저하게 모순되는 선택이 이루어진 셈이다. 행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데 쓰이는 로켓과 똑같은 로켓 추진체가 핵탄두를 적국으로 날려 보내는 데에도 쓰인다. 로켓 추진뿐 아니다. 바이킹과 보이저 탐사선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사능 에너지도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알아낸 바로 그 기술에 힘입어 마련된 것이다. 모순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유도하고 추적하거나 또는 적의 미사일 공격에서 자국을 보호하는 데 쓰이는 전파 기술과 레이더 기술이 행성 탐사용 인공위성을 유도하고 제어하는 데 그대로 쓰일 뿐 아니라, 외계 문명으로부터의 신호를 검출하는 데에도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이 기술을 사용하여 우리 자신을 파괴한다면 별과 행성의 탐사는 그것으로 끝장이다. 그 반대의 상황도 물론 가능하다. 행성과 항성의 탐사가 계속될수록 인류 우월주의는 뿌리째 흔들리고 말 것이다. 그 대가로서 우리는 우주적 시야를 갖게 될 것이다. 우주 탐사는 지구에 사는 인류 전체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에너지를 죽음과 파괴가 아니라 삶을 위해서 이용해야 한다. 676-677p

 

...귀류법이란 어떤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그 명제의 역이 참이라고 일단 가정한 다음, 이 역명제가 성립할 때 초래될 수밖에 없는 모순을 지적함으로써 원래 명제가 참임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논증법이다. 686p

 

 

 


 

 

거의 석 달을 읽었다. 천천히 읽다가 지치면 다른 책으로 갈아 읽었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끝내 읽어냈다. 이 700p가 넘는 방대한 저서를 읽은 나에게 우선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단하다, 영훈아! 책 한 권 읽지 않던 너가 이제는 이런 인류의 고전을 찾아서 다 읽어내다니 훌륭해.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고전 특유의 정적을 느꼈다. 이런 방대한 지식을 통해서 칼 세이건은 무엇을 말하려고 한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인류끼리 다투지 말고 우주의 일부임을 파악하자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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